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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전공의 해체를 우려하고 독립보존을 바라는 한국역사민속학회 성명서 (2010/07/19)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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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전공의 해체를 우려하고 독립보존을 바라는 한국역사민속학회 성명서


2010년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내에 민속학 전공을 폐지하고 이를 인류학과로 통폐합하려 시도하였다가, 지금은 두 전공의 형식적 통합을 내세워 민속학의 독자성을 훼손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내의 대학원 전공 조정의 문제는 해당 기관의 고유한 권한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조처가 나름대로 한국학 중심 기관으로서 연구원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역사, 철학, 민속, 언어 등 한국학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인 민속학 분야를 인류학과로 통폐합한다는 점에서 역사민속을 연구하는 본 학회는 깊은 우려와 불안감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한국학의 중심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민족문화를 연구하는 핵심 분야인 민속학 전공을 폐지 내지 훼손하고 서구의 이론체계에 근거한 인류학과와 통합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본말이 전도된 조치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19세기 서구에서 출발한 인류학이 한 나라의 문화를 타자적 관점에서 관찰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과 달리, 민속학은 자국의 지역 내에서 전승되어온 민속문화를 민족 스스로 연구하는 학문인 만큼 민족문화의 보존, 발굴, 계승, 발전을 위해서는 두말 할 나위 없이 소중한 분야다. 마치 민속학이 구심점의 학문이라면, 인류학은 원심력의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구심력 없는 원심력의 추구는 주체의 상실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민속학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스스로 지켜 나감으로써, 한국문화의 발전은 물론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는 한국학의 중심 분야다.
더구나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본래 역사, 철학, 민속학의 영역으로 출발한 한국학의 산실로 건립되었다는 사실에 근거해 볼 때, 최근 민속학 전공 폐지와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본래 연구원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은 것이 명약관하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역사민속학계는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관련된 문제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다음과 같은 우리의 견해를 아래와 같이 표명하며, 민속학 전공 훼손에 따른 인류학과와의 통합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학의 산실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비주체적인 인류학으로 주체적인 민속학 전공을 훼손 해체하려는 기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둘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민족문화의 뿌리를 연구하는 민속학 전공에 더 많은 애정을 갖고 한국학 연구의 중심에 민속학이 그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민속학 전공을 확대 강화하여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명실상부한 한국학의 산실로서 거듭나는 전기가 되고, 추후 민족문화의 보존과 계승ㆍ발전을 위한 중심 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0년 7월 14일

한국역사민속학회장 송 화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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