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땅설법 전승 도량 안정사에서 백중 땅설법 설행
한국을 넘어 동양에서 유일하게 전승되는 ‘땅설법’
오는 2020년 9월 2일 백중 삼척 안정사에서 설행
땅설법은 강(講)‧창(唱)‧연(演)을 통한 고대 불교교리학습 방법이면서 포교의 수단
행사명 : 안정사 백중법회 땅설법
주요연행내용 : <안락국태자경>, ‘업경대환생처놀이’, <위제희부인만원연기>
일 시 : 2020년 9월 2일 수요일 오전9시-오후5시
장 소 : 삼척 안정사 경내
주최및주관 : 땅설법보존회
연락처 : 보존회사무장 010-8915-2253
국내 유일의 ‘땅설법’ 전승 도량인 삼척 안정사에서는 오늘 9월 2일 백중 땅설법을 설행한다. 땅설법은 어려운 교리를 불교 전문가 또는 교리에 이해도가 높은 신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법문’(法門) 형식이 아닌 일반 신도들 또는 비불교도에게 익숙한 형식과 수준으로 전달하는 설법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불교 신도 대상의 교리 교육으로 삼을 수 있고, 절이 아닌 일반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탁발과 포교의 방편으로 행해졌다. 이 땅설법은 불교의 전래 시기부터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불교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있어왔으나 점차 전승 소멸되었고, 현재는 삼척 안정사만이 유일한 전승 도량으로 남아있다.
땅설법은 그 법회의 성격이나 참석 대중에 따라 경전들을 선택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땅설법에는 <석가모니일대기>, <선재동자구법기>, <목련존자일대기>와 같이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불교 경전 외에 화엄신중신앙과 관계되는 <성주신일대기>, <신중신일대기> 등이 존재하면서 불교학 및 민속학 학자들의 관심들을 모으고 있다. 백중법회는 부모를 비롯한 조상 영가들을 위한 성격이므로 <목련존자일대기>, <안락국태자경>, <위제희부인만원연기> 등에서 선택하여 설행하게 된다. 올해는 <안락국태자경>이 최초로 외부에 공개되는 뜻깊은 자리이다.
<안락국태자경>은 월인석보에도 전해지고, 또 후에 고전소설인 ‘안락국태자전’으로 전용되기도 할 정도로 그 서사성이 흥미롭다. 불법 수행을 위해 부귀영화, 심지어 목숨까지 바치는 매우 불교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효자 ‘안락국’이 강조되면서 ‘효’라는 측면에서 일반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고전소설로만 알려졌던 ‘안락국태자전’이 엄연히 경전으로서, 그리고 땅설법이라는 연행에서 구송된다는 점때문에 벌써부터 학계에서는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땅설법은 기본적으로 <변상도>라는 그림을 경전의 내용에 따라 그리고, 그 그림을 펼쳐보이면서 노래와 말로써 마치 판소리처럼 연행을 한다. 다만 그 소리는 판소리가 아닌 옛이야기를 편안하게 들려주는 민요조로 음송하게 된다. 그 사이사이에 연극적 행위들이 삽입되면서 비단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참여해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땅설법의 유일한 계승자인 안정사 주지 다여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땅설법은 어려우면 빵점이에요. 우리 은사스님에게 배울 때 전혀 불교를 모르는 이들이 알아먹을 수 있도록 쉽게, 그리고 몰입시킬 수 있도록 흥미있게 하라고 전해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결국은 불교 교리가 중심임을 확인시켜주면서 유희적인 연행과는 거리두어야 함도 강조했습니다.”